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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여정 *나의 첫 스승 ’어머니’ ”하필이면 왜 코끼리를 타고 가는 거죠? 말을 타고 가면 훨씬 빠를 텐데 말이에요.” 어머니의 물음에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난 길을 모른다오. 오로지 이 코끼리만이 그 길을 알고 있다오” 그러자 어머니가 주장하듯 말했습니다. “그건 말도 안돼요. 코끼리 만이 알고 있다니… 코끼리 보다는 말이 훨씬 더 똑똑할 텐데…” 지혜로운 노인이 다시 대답했습니다. “누가 더 똑똑한지는 중요치 않아요. 누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지요.” 저를 잉태하며 꾼 어머니의 태몽은 한 번도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고 합니다. ….. 더보기
글 속에 세 들어 살다 부분 불이 환하게 켜진 방에서는 창 밖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두운 길에서 불 켜진 방을 바라보면 실내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인다. 행복한 사람에게 타인의 불행은 잘 감지되지 않는 반면, 불행한 사람에게 타인의 행복은 너무 빛나고 선명해 보이는 것도 같은 이치일까. 그런데 불빛 아래 있을 때는 정작 자신을 둘러싼 그 빛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한다. 불빛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그 시간들이 얼마나 따뜻하고 축복받은 순간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몇 해 전,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두 달 가까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 감기도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 온 아이에게 갑자기 1형 당뇨라는 질병이 찾아 왔을 때, 정말 눈앞이 캄캄해졌다. 당장 오르내리는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어린 .. 더보기
우연한 떠남 여행 마음과 생각을 더 순조롭게 움직일 수 있는 행위. 꿈의 텐션. 벗어나서 합류하는 일. 떠나서 돌아보는 일. 마음을 싸매는 일. 멀리서 당신을 기억하는 일. 그리운 것들을 잊지 않는 일. 그리하여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일. 지울 수는 없으나 다시 쓸 수는 있는 일. 허공 간절한 마음의 눈높이, 그러나 정확하지 않은 위치. 마음을 걸 수 있다면 어디든 허공. 사람들은 자주 하늘을 본다지만 그것은 하늘을 보는 게 아니라 허공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늘은 허공이 아니며 허공엔 하늘이 없다. 그저 아무 것도 없어야 하며 그래서 오로지 내 마음만 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내게 삶이란 그 간절한 한곳에 마음을 걸고 평생을 그곳으로 향해 걷다가 죽는 일이다. 자주 허공을 바라본다. 마음을 걸 자리를 찾기 위해서.. 더보기
자발적 가난 -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 자발적 가난을 위하여 “오늘날 재산이라는 용어는 오직 경제적 가치로만 이해되고 있다. 개인이나 국가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의 행위가 인간이나 자연의 고결함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는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부를 축적하는 데에만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부는 소유의 유일한 수단이 되었으며, 인간의 능력은 창조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산의 증가를 위해서만 쓰도록 강요 받고 있다. 물론 가난은 부가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삶에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풍요가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강요된 가치 시스템 속에서 재산의 증가를 향해 안간힘을 쓰도록 하는 것,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오로지 경제적 신분 상승의 좁은 사다리를 오르.. 더보기
자급자족 농사와 나대로 농법 자급자족 농사와 나대로 농법 "우리는 자급자족 농사를 짓는다. 농사를 지어 돈을 벌어보려고 안 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더라. 사십 가까이 도시내기로 살아온 내가 새로 일을 배워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첩첩산중 다랑다랑한 논밭에서. 우리 자신을 알고 우리한테 맞게 자급자족하려 한다. 농산물을 팔아보면 얼마 안 되는 기분이다. 하지만 사먹으려면 얼마나 비싼가. 그것도 유기재배 농산물을 구하려면 열심히 찾아나서야 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사먹지 말고 손수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 뭐가 먹고 싶으면 그 씨를 구해 농사짓고 그 대가로 곡식한테 얻어먹고 산다. 농사를 짓되 자급자족하니 마음은 편하다. 이건 얼마나 남다르게 지은 거고, 저건 얼마나 맛있는지 자꾸 강조하.. 더보기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 독자권리장전 독자권리장전 “모든 독자는 다음과 같은 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갖는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책을 읽을 권리 3. 아무 책이나 읽을 수 있는 권리 4. 언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 5. 어디에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권리 6.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을 권리 7. 책을 중간중간 건너뛰며 읽을 수 있는 권리 8. 책의 아무 곳이나 펴서 읽을 수 있는 권리 9. 원하는 책을 다시 읽을 권리 10. 다른 사람들이 다 읽은 책을 읽지 않을 권리 11. 권위 있는 기관의 권장도서목록을 무시할 수 있는 권리 12. 책에 대한 정부, 학교, 부모의 검열에 저항할 권리 13. 책의 즐거움에 탐닉할 수 있는 권리 14. 반짝 독서를 할 수 있는 권리 15.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6. 다른 일을.. 더보기
평생 하고픈 일을 찾아가는 법 평생 하고픈 일을 찾아가는 법 “사랑하는 일을 찾게.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행복한 일을 하게. 돈 때문에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되네.나는 돈을 얼마 벌지 못했어. 30년 동안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 말한다면 다들 못 믿을 걸. 가장 중요한 건 말이야,사랑하는 일,매일 하고 싶어 설레는 일이 무조건 직업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칼 필레머 著 ‘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기 위한 5가지 조언’ 중에서 오래 전 내가 이공계를 선택하고 내내 엔지니어로 살아왔음을 돌이켜 본다. 그 당시로는 집안 형편과 성적과 적성에 맞는 최선의 선택이었음은 물론이다.하지만 만약 그 당시로 돌아가 출발선에 다시 선다면 좀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다른 건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더 하고 .. 더보기
그저 일하고 있는 현재가 즐겁다 “스스로 즐기는 것이 있는 삶은 평화롭고 고즈넉하다.꽃을 가꾸고 나무를 심고 농사를 짓는다. 몸은 고되나 마음은 즐겁다.과거나 미래 때문에 일하지 않는다. 그저 일하고 있는 현재가 즐겁다.” 김주덕 글/사진 ‘힐링가든’ 중에서 김주덕 님은 2008년 책 발간 당시 마흔넷, 아직은 젊은 나이에 남편을 사별하고 심사숙고라는 절차도 없이 운명처럼 제주 한라산 남사면 자락에 ‘청재설헌’이란 집을 짓고 농토와 열애에 빠져 농사를 짓고 나무와 꽃을 심으며 힘든 시절을 이겨낸, 손마디가 굵어지고 어깨가 탄탄해진 이제야 삶에 대해 조금은 철이 드는가 싶다고 되 뇌이신 분이랍니다. 마당 한 켠에 이것 저것 심어보면 어떨까 해서 찾아본 책입니다. 이런 저런 요령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통해 즐거움을 찾는 그 자체가 더 중요.. 더보기
짚 한 오라기의 혁명 -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序文 중에서 “자연에서 만물유전(萬物流轉)이라는 변화가 있을 뿐 진보적인 의미의 발달은 없습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자연이 스스로 멸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서 쉽게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 자연 파괴는 본래 자연과 하나인 인간이 스스로 자연을 죽이는 자살 행위입니다. 그것은 인간에 의한, 신과 인간의 파괴와 죽음을 의미합니다. 신이 인간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신을 버리고 멸망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릇된 지혜를 내세우며 푸르름을 잃어버린 대도시 위주의 현대 문명은 글자 그대로 사막의 신기루 같아서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이제 인간은 돌아갈 곳이 없는 우주의 고아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의 흐름을 .. 더보기
어제를 향해 걷다 “얼마 전에 나는 라디오에서 윤초(閏秒)라는 낯선 말을 들었다. 아나운서의 설명에 따르면 작년에 전자시계라는 매우 정확한 시계가 만들어지면서 본래 지구의 자전으로부터 산출하던 시간에 미묘한 착오가 일어난다는 것이 판명되었다고 한다. 본래는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데 스물네 시간이 걸리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때로 오차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해 내고 그 차이만큼을 윤초로서 덧붙이게 됐다는 것이었다. 일 초라도 그것이 몇 천 년, 혹은 몇만 년 이상 쌓이면 엄청난 시간이 되겠지만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시간이란 원자시계로 산출해야 하는 것으로, 지구의 시간은 그것에 따라 수정될 수 있는 가짜 시간에 지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원자 시계에 기초한 윤초라는 발상의 바탕에는 지구의 회전이라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