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인(文明人)과 미개인(未開人) "리처드 세베닉스 트렌치(1807-1896)는 그의 저서 '단어의 연구'에서 '미개인(a wild man)은 자발적(willed) 인간'이라고 적었다. 그렇다면 '미개인'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또는 원하는 것을 하는 의지의 인간, 희망과 미래 시제의 인간이 아니겠는가. 완고한 자만이 자기의 의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다. 자기의 의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 완고한 자는 하고자 하는 바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자의 인내는 그 특성이 단지 수동적인 기꺼움(willingness)이 아니라 능동적인 자발성(willedness)에 있다. 운명은 '자발적'이기 때문에 미개(wild)하다. -소로우 일기 1853. 1. 27 * '미개인(未開人)'의 .. 더보기 폴 칼라니티 – 숨결이 바람 될 때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브루크 폴크 그레빌 중에서 P19 나는 CT 정밀검사 결과를 휙휙 넘겼다. 진단은 명확했다. 무수한 종양이 폐를 덮고 있었다. 척추는 변형되었고 간엽 전체가 없어졌다. 암이 넓게 전이되어 있었다. 나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를 보내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난 6년 동안 이런 정밀검사 결과를 수 없이 검토했다. 혹시나 환자에게 도움이 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하지만 이번 검사 결과는 이전과 다른 의미를 지녔다. 그 사진은 내 것이었다. p135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구체.. 더보기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물리학의 대답 1. 느끼고 판단하고 울고 웃는 존재로서 인간인 우리는 현대의 물리학이 펼쳐 보여주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우주 벽화 속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을까요? 세상이 하루살이처럼 금방 사라지는 공간 양자와 물질 양자의 무리이자, 공간과 기본 입자를 끼워 맞추는 거대한 퍼즐 게임이라면 우리는 무엇일까요? 우리 역시 그저 양자와 입자로만 만들어졌을까요? 그렇다면 각자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스스로를 나 자신이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꿈, 우리의 감정, 우리의 지식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요? 이 거대하고 찬란한 세상에서 우리는 대체 무엇일까요? … 2. 인간 존재인 ‘우리’는 이 세상을 바라보는 주체이고, 이제까지 스스로가 기록한 ‘현실이라는 사진’의 공동작가입니다. … 그러나 우리는 현재로서는 그 끝을 알 수..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