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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한다 "단순 적절하게 사실을 진술하고, 경험을 완전히 소화하고, 분명히 '예'와 '아니오'를 말하는 공명정대한 사람, 풀밭 위를 나는 물새처럼, 새로운 강으로 옮겨진 뱀장어처럼 우리의 심장을 꿰뚫었던 순수와 활력 넘치는 진리를 마음에 굳게 간직한 채 어던 어려움도 참고 견디는 사람은 참으로 보기 드물다. 사람은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한다. 말로는 부분밖에 설명할 수 없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사물이 아니라 현존하는 제도나 인습에 매인 사물만을 말할 따름이다. 진실로 절대적인 사실을 진술한다면, 그 진술은 상식의 영역을 나와 신화적 의미나 보편적 의미를 획득할 것이다. 말하라 그러면 그 사실이 구현될 것이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들지 말고 사실을 표현하라.... 안다면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다.... 사물의 .. 더보기
아! 따사롭다. "나는 너무 지나치게 습관적인 생각, 반복되는 생각에 빠져 살기 때문에 간혹 지구 바깥에 또 다른 외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소로우 일기 1852. 8. 23 * 거실 벽 위쪽에 채광을 위한 반원 창이 있고, 보통 낮에는 옆집 지붕과 굴뚝 그리고 벚나무 가지가 보인다. 이따금 낮달이 떠있어 보는 나를 새삼스럽게 한다. 낮달도 새삼스러운지 하얀 얼굴을 하고 있다. 2018. 1. 1 ** 요즈음은 아침나절 거울에 비친 나도 하얀 얼굴을 하고 있다. 아마도 피를 맑게 한다는 약을 계속 먹어서 너무 맑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침나절엔 햇살이 저 반원 창을 통과해 소파에 내려앉곤 한다. 몸을 움직여 그 햇살을 얼굴에 쪼여본다. 눈부시게 웃는 햇살에 안겨 나도 따라 웃어본다. 아! 따사롭다. 지구에서 태.. 더보기
아픈 몸을 살다 – 아서 프랭크 나는 목숨을 위태롭게 한 질병을 두 번 겪었다. 서른아홉에는 심장마비, 마흔에는 암이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된 상태다. 그렇다면 왜 굳이 과거로 돌아가서 이 병들에 관해 쓰고 있는 걸까? 위험한 기회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질병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잡으려면 질병과 함께 머물러야 하며 질병을 통과하면서 배운 것을 나눠야 한다. 심각한 질병은 우리를 삶의 경계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우리는 삶이 어디에서 끝나버릴 수도 있는지 본다. 경계에서 삶을 조망하면서 우리는 삶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혹은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도록 허락받는다. 여전히 살아있기는 하지만 일상에서는 멀어져 있기에 마침내 멈춰 서서 생각해볼 수 있다. 왜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살아왔는가? 미래가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