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우 일기> 속 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질병은 존재의 규칙이 아닐까? "질병은 존재의 규칙이 아닐까? 강위로 떠다니는 넓은 수련 잎 치고 벌레 먹어 구멍이 뚫리지 않은 잎은 없다. 거의 모든 관목과 교목이 혹을 갖고 있다. 때로는 그 혹이 나무의 귀한 장식물인 것만 같고 열매와 구별하기도 어렵다. 만일 비참함이 비참함을 사랑한다면 비참함은 많은 동료를 갖게 된다. 한 여름인 지금, 병들지 않은 잎이나 과일이 있다면 나에게 보여다오!" -소로우 일기 1851. 9. 1 *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건강을 염려하고 신경쓰지만, 완벽하게 건강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허긴 인간적이라는 말은 완벽하지 않고 어딘가 부족함이 있다는 의미이기는 하다. 연말이 다되어서야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늘 그렇듯 사람들로 넘쳐났다. 멀쩡하게 밥 먹고 걸어다닐 수있는 게 기적이다. 적어도 .. 더보기 自然 곳곳에서 보이는 모든 움직임은 순환하는 神의 모습이다 "自然 곳곳에서 보이는 모든 움직임은 순환하는 神의 모습이다. 펄럭이는 돛, 흐르는 시내, 흔들리는 나무, 불어오는 바람, 이런 것들에서 우리는 건강과 자유를 찾을 수 있다. 나는 神이 우리를 위해 세운 나무그늘에서 건강하게 뛰놀고 장난치는 것 만큼 더 품위있고 신성한 건강과 자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罪에 대한 의심 따위가 존재할 여지가 없다. 만일 인간이 이를 제대로 알고 있었더라면 대리석이나 다이아몬드로 성전 따위를 짓지 않았을 것이고, 성전 건축은 신성 모독 중의 신성 모독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낙원을 영원히 잃지 않았을 것이다." 1841. 12. 29 * 성전의 원래 의미는 어느 특정의 건축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성스러운 터전이라고 한다. 그곳은 마을을 지키는 나무아래.. 더보기 순수(純水), 초심으로 돌아가서 "인간이 창조한 모든 신들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1851. 8. 15 * 평화와 조화를 위한 신들 간의 대화는 불가능한 걸까? 불가능하다면 그 신들을 창조한 인간들간의 대화는 가능하지 않을까? 3개 종교 -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 의 성지라는 예루살렘.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문제를 두고 분열과 반목이 더욱 심하다. 해묵은 반목과 증오에 갈등의 불씨를 더 얹어놓은 듯하다. 원래는 한 조상의 후손들이라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그들을 갈라 놓았나 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듯 이웃을 존중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차라리 신을 덜 사랑하더라도... 2017. 12. 19 ** 베들레헴은 '빵의 집'이라는 뜻이고, 예루살렘은 .. 더보기 그 향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간직되지 못하는 건 왜일까 "만일 당신이 작가라면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각오로 글을 써야한다. 남은 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대 영혼에 맡겨진 순간순간을 잘 활용하라. 연감의 잔을 최후의 한방울까지 비워라. 영감의 잔을 비우는 일이 너무 지나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하지 않으면 세월이 흐른뒤 후회하게 될것이다. 봄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봄에는 비가 뿌리까지 스며들어 젖는다. 가만히 있어도 힘이 솟아나 꽃봉오리로 터져 나온다. 그러나 이 풍요의 계절은 인생에서 아주 짧은 기간에 불과하다." 1852. 1. 24 * 북쪽 마당을 돌아 창고로 가다가 울타리에 피어난 인동꽃 자태에 발걸음을 멈추고, 그 향기에 취해 문득 아득해지곤 했다. 몇년 전 회사생활로 경기도 화성에 머물 때 운동삼아 그곳 초등.. 더보기 내 최초의 기억 "자연은 인간적 견지에서 보아야 한다. 자연의 경치는 인간적인 애착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향의 경치는 여느 경치와 다르다. 자연은 찬미하는 자에게 큰 의미를 지니고, 그는 또한 인간에 대한 찬미자이기도 하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자연은 아무런 도덕적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1852. 06. 30 * 내가 태어난 곳은 서울 동대문 밖 창신동이라지만, 내 최초의 기억은 서너 너댓 살 무렵의 파로호 언저리 화천수력발전소 사택 동네이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꽃 피우던 복숭아나무, 여름 뒷산을 지천으로 물들이던 산나리 꽃, 가을이면 가시 찔려가며 주워 구어 먹던 밤톨들, 호숫가에서 세상을 등진 듯 밤이나 낮이나 세월을 낚던 강태공 아저씨들, 성탄절이면 강냉이 얻어 먹으려 올랐던 언덕 위 판.. 더보기 사실 사람들 사이의 평판이란 "어떤 사람은 말로 거짓말을 하여 나쁜 평판을 듣고, 또 어떤 사람은 예절로 거짓말하여 좋은 평판을 듣는다." 1852. 6. 25 * 사실 사람들 사이의 평판이란 잠깐 울렸다 사라지는 소리와 같다. 제대로 된 평가는 그 소리가 사라진 후 긴 침묵 속에 이루어 진다. 2017. 12. 29 더보기 기대를 접고 소망을 내려놓는 것이야 말로, 가장 되어야하는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더 좋은 시간을 갖게되기를 기대한 적도 있었다. 더 가치있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 적도 있었다. 지금 나는 다만 나로부터 넘쳐나는 생명의 홍수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그다지 가난하지 않다. 사과 익는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냇물들은 나날이 깊어진다. 가을의 꽃들은 영혼을 살찌우고, 땅에 대한 애착심을 일깨우고, 스스로 존중하는 나로 만들어 준다. ... 나는 선물을 받을 만한 어떠한 일도 한 적이 없다. 주목을 받을 만큼 가치있는 존재도 아니다. 나는 때묻고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하지만 세상은 황금 빛으로 빛나며 나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나를 위한 휴일이 마련되어 있고 내가 가는 길은 꽃들이 지천이다." 1851. 08. 17 * 흔히 더 많이 꿈꿀수록 더 크게 이룬다고 한다. 하지만 더.. 더보기 나를 지구 너머 우주로 인도하는 길 "지금 나는 꼬불꼬불하고 건조하고 인적 없는 낡은 길을 그리워한다. 그 길은 마을 먼 곳으로 나를 이끈다. 나를 지구 너머 우주로 인도하는 길. 그러나 유혹하지 않는 길. 여행자의 이름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은 길. 농부가 자신의 작물을 짓밟는다고 불평하지 않는 길. 최근에 건축한 자신의 시골 별장을 무단으로 침입했다고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 길. 마을에 작별을 고하고 걸음을 재촉해도 좋은 길. 순례자처럼 정처 없이 떠나는 여행의 길. 여행자와 자주 부딪치기 어려운 길. 영혼이 자유로운 길. 벽과 울타리가 무너져 있는 길. 발이 땅을 딛고 있기보다는 머리가 하늘로 향해 있는 길. 다른 행인을 만나기 전에 멀리서 그를 발견하고 인사 나눌 준비를 할 만큼 넓은 길. 사람들이 탐을 내 서둘러 이주할 정도로 토양이.. 더보기 정신을 자유롭게 하고 존재를 우주 속에 두라 "절실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만이 적절한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절실하게 살고자 하는 생각만이 정당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발휘되는 능력을 제외하고 모두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에너지는 현재 쓰이는 능력에만 집중한다. 마음을 흩트리지 말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 약속은 적게 하라. 정신을 자유롭게 하고 존재를 우주 속에 두라. 그러면 언제 어느 곳을 막론하고 귀뚜라미의 계절에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귓전을 떠날 날이 없을 것이다. 그 소리를 얼마나 잘 알아듣는가에 따라 한 사람의 정신이 얼마나 고요하고 건강한지 알 수 있다." 1851. 07. 07 * 둔내 오두막 시절, 가을 저녁이면 사위는 고요한 가운데 귀뚜라미랑 풀벌레들 소리가 더욱 요란했다. 귀뚜라미는 오른쪽 안쪽날개에 돋아난 줄(fil.. 더보기 극히 정직한 목적 속에서 얻어지는 단순한 삶! " 맑고 평온하다. 바람 한점 없는 날, 호수가 잔잔하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맑음과 고요가 이따금씩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가 온전한 법칙에 무의식적으로 순종한 결과이다. 이때야 비로소 우리는 수정같이 맑은 잔잔한 호수가 된다. 애쓰지 않더라도 깊은 물 속이 들여다 보인다. 세계가 우리 곁을 지나간다. 호수를 들여다보면 저 깊은 곳에 세계가 보인다. 명경같은 맑음! 오직 순수를 통해서만 얻어지는 고요! 극히 정직한 목적 속에서 얻어지는 단순한 삶! 우리는 살며 즐거워한다." 1851. 06. 22 * 예전 둔내 태기산 골짜기 오두막 시절. 집앞 샘에서 내려오는 물길 중간에 연못을 팟었다. 버섯농사를 지으며 좀더 깨끗한 물을 쓰기 위함이었다. 해가 갈수록 풀이며 나무가 연못가에 생겨나 꽃도 피었다..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