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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 일기> 속 일기

우리는 늘 하늘과 땅사이에 있을 뿐이다 "우리는 틀림없이 요정의 나라에 살고있다. 어디를 가든 우리는 언제나 지평선을 따라 나아간다. 볼록한 지구를 오르고 또 오르지만 우리는 늘 하늘과 땅사이에 있을 뿐이다. 태양빛과 별빛과 인간의 거주지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1851. 06. 07 * 땅의 끝과 하늘이 만나는 선을 우리는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만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그곳에 도달하면 하늘과 땅이 만나는 일은 없다. 언제나 지평선을 따라 나아갈 뿐이다. 우리는 언제나 길의 끝으로 여겨지는 곳을 향해 가지만, 실제로 길은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삶의 끝으로 여겨지는 곳을 향해 나아가지만, 어쩌면 그곳엔 삶의 끝은 없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형태의 존재가 되어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니까. 2017... 더보기
여행자! 나는 이 말을 사랑한다 "여행자! 나는 이 말을 사랑한다. 여행자라는 이유만으로 존경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우리의 인생을 가장 잘 상징하는 말이 '여행' 아니겠는가. 개인의 역사란 결국 요약하면 '어디'에서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1851. 07. 02 * 그러고 보면 우리는 끝 모를 거대한 우리 우주의 한 구석 태양계 중에 작은 별을 거쳐가는 '지구별 여행자'들이다. 류시화 시인의 가 떠오른다. 2017. 12. 15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그대 길 떠나야 하리...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자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그대가 살아온.. 더보기
詩人이란 "詩人이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주시하며 사는 사람이다. 진기한 것을 생략하고 평범한 것만을 말하는 것이야 말로 시의 진실한 주제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몫 - 미천한 인생, 헤지고 초라한 오두막, 무미건조한 일상, 불모의 들판 - 을 나에게 주되 내가 시적 자각만 풍부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 1851. 08. 28 * 詩人이란 글로 써서 책으로 펴내는 사람을 지칭하지는 않을 것이다. 詩心을 마음에 간직하고 생활 속에서 몸으로, 행동으로 그것을 써내려가듯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시인일 것이다. 2017. 12. 25 ** 詩 / 파블로 네루다 (1904 - 1973)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 더보기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이 詩가 될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이 詩가 될수 있을까? 삶이 詩가 아니라면 우리의 삶은 詩가 아니라 죽음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삶에 너무나도 넌덜머리가 나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원래 사람들은 일상의 삶 따위를 문제 삼지 않고도 잘 살아 갈 수 있기 때문일까? 나는 가장 중요한 물음은 우리가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야 올바른 생을 살아가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물음에 대한 진지한 해답을 찾고자 한 책을 아직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다. 물론 물려받은 재산으로 사는 사람들이나, 정직하지 못하게 그릇된 방법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은 이 물음에 대답할 자격이 없다. 우리 사회는 많은 기술을 갖추었지만 이점에 대해서만은 아무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문학을 즐기는 .. 더보기
세이지 잎을 가꾸듯 가난을 가꾸자 "세이지 잎을 가꾸듯, 정원의 풀을 가꾸듯 가난을 가꾸자. 옷이든 친구든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새것을 탐냄은 일종의 방탕이다. 헌옷은 뒤집어서 다시 꿰메고 옛 친구에게로 돌아가자.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우리 인간들이다. 거미처럼 늘 다락 한구석에 갇혀 있더라도 내가 사색하는 인간인 이상 세계는 나에게 조금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1850. 10. 날짜미상 * 은퇴하고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꼭 실천해야 할 일들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나머지 일들은 사색과 상념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소유에 따르는 번거로움과 부작용에 어느 정도는 익숙해진 탓이리라. 세상은 공평해 나이들어가는데 따르는 단점이 있는 대신 잘 살펴보면 장점도 있다. 꼭 필요한 것인가, 꼭 해야하는가를 한 번 .. 더보기
포도주 한 방울이 "포도주 한 방울이 술잔 전체를 물들이는 것 처럼, 한 방울의 진실이 전 생애의 빛깔을 결정할 수 있다. 진실은 고립된 섬이 아니다. 또 창고에 재물을 쌓듯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들을 잊고 새롭게 배워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1837. 12. 31 * 젊은 시절 막연한 생각으로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경험이 풍부해지고, 그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저절로 너그러워지며, 세상의 웬만한 일들도 자연히 웃으며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라고만 여겨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경험이 풍부해지기는 하나, 그 경험이 고정관념이 되어 오히려 옹색해지기 십상이고, 웬만해서 그냥 넘어갈 일도 그러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六十而耳順" "부디 육십 대 들어서는 날로 굳어지려는 사려와 판단을 .. 더보기
아름다움이란 "오늘 아침 잎과 나뭇가지는 온통 반짝반짝 일렁이고 있다. 탁트인 벌판의 풀잎마저 다이아몬드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발이라도 스치면 '딸랑'하고 즐거운 소리를 낼 것만 같다. 문자그대로 보석을 부서뜨리고 수정을 깨뜨려 흩뿌려놓은 형상이다. 마치 누가 밤사이에 땅을 한 꺼풀 벗겨 맑은 수정층을 드러내 빛이 발하는 것만 같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풍경이 새롭다. 좌우로 고개를 돌릴 때마다 경치가 달라 보인다. 단백석(오팔), 사파이어, 에메랄드, 벽옥(재스퍼), 녹주석(베릴), 황옥(토파즈), 루비 따위가 곳곳에 널려 있다. 아름다움이란 예나 지금이나, 로마나 아테네 그 어디에도 없으나 미를 느끼는 마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라도 존재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을 찾지 못해 다른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더보기
옹이구멍을 통해 본 세상 "갈라진 틈이나 옹이구멍을 통해 보더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다." 1838. 01. 16 *아주 어릴 적 화천발전소 사택 동네에 살던 시절. 강냉이를 얻어 먹으려 동네 언덕에 판자로 지어진 교회당에 간 기억이 난다. 그때는 다 같이 가난했고 교회도 가난했다. 나는 기도보다 판자 틈새로 비치는 햇살 따라 움직이는 먼지와 옹이구멍을 통해 바라보던 언덕아래 동네 풍경에 더 정신이 팔렸었다. 같은 풍경이라도 나무가지 사이나 창 등 뚫린 공간을 통해 보면 더욱 선명하다. 아마도 더 집중해서 바라보게되니까 그런게 아닐까 싶다. 삶에서 나머지를 내려놓으면 더 선명하고 아름답다. 2017. 11. 27 **옹이는 나무에 상처가 나거나 이물질을 걸러낼때 주로 생긴다고 한다. 아픈 상처를 스스로 치유한 단단한 .. 더보기
별과 달, 나무 그리고 나 별과 달, 나무 그리고 나 "조롱을 당하더라도 왕비와 같은 위엄을 잃지 않고, 저 하늘에 떠있는 달을 변함없는 친구로 동경할 수 있다면, .... 그는 순결함을 잃지 않을 것이다." 1837. 11. 13 * 그러고 보니 한 낮에도 달은 떠있다. 잘 보지 못할 뿐... 당연한 것을 잊고 살다가 뒤늦게 깨우치고는 이마를 짚곤한다. 2017. 11. 27 **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달이 태양만큼이나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고 생장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거라고 한다. 달의 영향으로 지구의 자전축이 약 23.5°기울어진 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초고온이나 초저온이 지속되지 않고 적정 기온으로 교차하게 해주는 역활. 그리고 달과의 인력으로 생긴 밀물과 썰물이 바다를 썩지 않게끔 산소 발생을 원활하게.. 더보기
혼자가 되기 위해서는 혼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는 오늘 처음으로 일기를 쓴다. 혼자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나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1837. 10. 22 * 혼자있어도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생각 속에서 여러 일과 여러 사람들을 떠올리다 보면... 생각도 멈춰야 혼자가 될까? 2017. 11. 27 ** 혼자 있어도 혼자가 된적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여럿이 있을 때 혼자가 된적은 있다. 2018. 05. 26 *** 현재의 나는 외면 세계에 있고, 나로부터 벗어나면 나와 남의 구분이 필요없는 혼자만의 세계, 즉 내면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격식이나 예의 그리고 꾸밈이 필요없다. 2019. 01. 15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