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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위안 … 오늘날의 죽음은 얼마나 소란스러운가? 더 오래 살아야겠다는 욕망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또 다시 살아야겠다는 욕망을 부채질한다. ‘잘 먹고 잘 살기’는 더불어 잘 먹고 잘 살기가 아니라, 나만 더 오래 살고 나만 더 잘 살고 싶은 탐욕으로 변질된다. 건강식품, 건강 프로그램이 넘쳐날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는 더 늘어 대학 병원은 늘 만원을 이루며 성업 중이다. 줄기세포 연구는 진시황이나 파라오 때부터 인간의 오랜 꿈이었던 불멸의 삶을 곧 보장해줄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뿐인가? 세상에 죽음이 넘치는 만큼 교회도 넘치고, 영생의 약속은 부도수표처럼 남발된다. 삶에 대한 이러한 집착은 일면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해 주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해졌으.. 더보기
부질없는 생각들 子曰, 子欲無言, (자왈, 자욕무언,) 子貢曰, 子如不言, 則小子何述焉? (자공왈, 자여불언, 즉소자하술언?) 子曰, 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 (자왈, 천하언재? 사시행언, 백물생언, 천하언재?) 『論語』 17.19 공자 말씀하시길, “나는 아무 말도 안 하려 한다.” 이에 자공이 묻기를, “말씀하지 않으시면 저희는 무엇을 기록합니까?” 공자 대답하시길,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말이 없어도 사계절은 저절로 운행되고, 만물은 생겨난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이해하기도 한다. 김시천 著 『논어, 학자들의 수다: 사람을 읽다』 子貢 편에서는 위의 공자 말씀을 두고 세 갈래의 이해가 있음을 지적한다. 즉, 전통 유학자들은 “자신의 뜻을.. 더보기
깨어있는 삶에 관한 어떤 생각들 ♤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물속에서 헤엄치다 나이 든 물고기와 마주칩니다. 그가 어린 물고기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좋은 아침이야! 얘들아. 물은 좀 어때?” 말없이 헤엄쳐가던 어린 물고기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에게 묻습니다. “물? 도대체 물이 뭐야?” … 이들 물고기의 일화는 명백하고 당연한 현실일수록 오히려 인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진부하고 뻔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들의 일상에서는 이런 진부함과 뻔함이 삶을 가르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 ♤♤ 진부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알래스카의 외딴 숲 술집, 유신론자와 무신론자가 술에 취해 신의 존재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무신론자가 말했습니다. “나도 시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