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없이 살고 있나요 우리 인생길에 이렇게 많은 짐이 필요할까?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걷기 위해 짐을 꾸렸다. 한 달간 홀로 800KM를 걸어야 하는 여정이다 보니 준비해야 할 것이 꽤 많았다. 여행 사흘 전, 추리고 추려낸 짐을 꾸려 무게를 달아보니 28KG에 달했다. 무게를 덜어볼 요량으로 여행용품을 펼쳐놓고 몇 번을 살펴봐도 모두가 요긴해 보였다. 하는 수 없이 여행용품 전문점에 들러 5KG을 줄이는 데 80만원이 들었다. 장비가 가벼울수록 비싸기 때문이다. 그렇게 23KG으로 줄어든 배낭을 메고 산티아고로 갔건만, 사흘째가 되자 여행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배낭 무게가 엄청나게 압박을 가해 왔다. 그날부터 나는 ‘버리기’를 시작했다. 한 주 동안 3KG을 버렸고, 그 다음 주에는 별로 무게가 나가지 않는 슬리퍼까지 버려.. 더보기 이가난진(以假亂眞)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문득 『국민교육헌장』이 떠오릅니다.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한테 대나무 자로 손바닥 맞아가며 뭣도 모르고 달달 외워야 했었지요. 돌이켜 보면 그간 암기된 사명감에 앞뒤 가리지 못하고 살다 보니, 어느덧 은퇴할 나이가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 젊은 시절처럼 그 당시 교과서를 대문짝만하게 장식했던 그 미사여구들… 지금은 어디로 다 사라져 버렸는지요? 얼마 전에 읽어 보았던 『네 글자의 힘』(지은이 신동기)이라는 책. 거기에 실렸던 사자성어 중 몇 가지를 추려내 그 뜻을 이어가 봅니다. 방기곡경(旁岐曲徑) 이가난진(以假亂眞) 난극당치(亂極當治) 질풍경초(疾風勁草) 샛길과 굽은 .. 더보기 시간의 향기 오늘날의 피로사회는 시간 자체를 인질로 잡고 있다. 이 사회는 시간을 일에 묶어두고, 시간을 곧 일의 시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일의 시간은 향기가 없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일의 시간 외에 다른 시간이 별로 없다. 쉬는 시간도 다른 시간이 아니다. 쉬는 시간은 그저 일의 시간의 한 국면에 지나지 않는다. 일의 시간은 오늘날 시간 대부분을 잠식해버렸다. 우리는 휴가 때뿐만 아니라 잠잘 때에도 일의 시간을 데리고 간다. 그래서 우리는 잠자리가 그토록 편치 않은 것이다. 지쳐버린 우리는 그렇게 잠이 든다. … 오늘날 필요한 것은 다른 시간, 강제에 의한 일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생성하는 시간의 혁명이다. 시간에 향기를 되돌려주는 시간 혁명. 우리는 잠잘 곳이 있네. 아이도 하나 있네. 내 아내! 우리는 .. 더보기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