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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 일기> 속 일기

문명인(文明人)과 미개인(未開人)

 

 "리처드 세베닉스 트렌치(1807-1896)는 그의 저서 '단어의 연구'에서 '미개인(a wild man)은 자발적(willed) 인간'이라고 적었다. 그렇다면 '미개인'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또는 원하는 것을 하는 의지의 인간, 희망과 미래 시제의 인간이 아니겠는가. 
 완고한 자만이 자기의 의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다. 자기의 의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 완고한 자는 하고자 하는 바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자의 인내는 그 특성이 단지 수동적인 기꺼움(willingness)이 아니라 능동적인 자발성(willedness)에 있다. 운명은 '자발적'이기 때문에 미개(wild)하다.   -소로우 일기  185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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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개인(未開人)'의 사전적 의미는 '문명의 혜택을 아직 받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 문명의 여기저기가 때 묻고 이기적이며 찌들어 있다면, 미개인은 여기저기 때 묻지 않고 이기적이지 않으며 찌들지도 않은 순수한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미개인은 바보이거나 모자란 사람이 아닌 것이다.  2019.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