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고> 5. 근원실종(根源失踪), 건국의 뿌리
일본의 기기(고사기와 일본서기) 신화시대 편에 의하면, 규슈에 기반을 잡은 진무(神武)가 혼슈로 동진하여 야마토(大和)를 평정함으로써 1대 왜왕(훗날 일왕, 일본에서는 천황)에 올라 건국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증조부로 밝혀진 니니기노미코토는 천손강림신화(天孫降臨神話)의 주인공으로 그려지는데, 강림한 곳이 규슈 남부 다카치호(高天僡)의 쿠지후루타게(龜指村峰)이라고 한다. 龜指村峰은 가야국 김수로왕이 강림했다는 천강난생설화(天降卵生說話)의 장소인 경남 김해의 구지봉(龜指峰)과 명칭이 같다. 더 나아가 연구에 따르면 두 설화에 유사한 점이 많아, 천강난생설화를 참고해 천손강림신화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한다.
더욱이 니니기노미코토가 북서쪽 더 높은 가라쿠니타케(韓國岳 또는 駕洛國岳) 정상에 올라 “여기는 좋은 곳이다. 왜냐하면 가라쿠니(駕洛國)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니니기노미코토는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왕자일 개연성이 높다고 한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가락국기 편에는 왕에 오르지 못한 김수로왕의 7왕자가 성불하여 구름을 타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기록되어있는데, 일본 규슈 남부 천손강림지 일대에 7왕자 궁터 등 그들의 활동기록들이 산재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연결해 보면 승운이거(乘雲離居) 후의 새로운 터전이 천손강림지가 되는 셈이다.
또한 그 당시 규슈 북부 일대를 평정하여 야마대국(耶馬大國)의 여왕이 된 묘견공주(妙見公主, 일본명 히미코)가 왜왕가(훗날 일왕가)의 전설적 태양신인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天照大神)이며, 가야 김수로왕의 두 공주 중에서 둘째라는 연구 기록도 있다고 한다. <* 김향수 저 『일본은 한국이더라』 外 참고>
위의 내용들을 종합하면 일본이 극진히 모셔온 왜왕가(훗날 일왕가, 일본에서는 천황가)의 원류인 천손족(天孫族)은 가야계 도래인인 셈이요, 저들의 하늘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한반도인 셈이다.
일본의 저명한 사학자 에가미 나미오 동경대 교수는 1991년 ‘한일고대사 해명’이라는 글에서 위와 같은 1대 왜왕 진무의 증조부인 니니기노미코토의 고향이 가야이고 김해의 구지봉과 규슈의 쿠지후루타게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여러 사료와 실제 검증을 통해 밝혀 일본 사학계가 깜짝 놀라 말을 잃었다고 하는데, 당시 사학자들의 함구불언(緘口不言)과 대다수 사람들의 외면은 안타깝게도 변함없이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저술한 E. H. 카( Edward Hallett Carr)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한 사회가 어떤 역사를 쓰느냐 어떤 역사를 쓰지 않느냐가 그 사회의 성격과 건강함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하였다.
문외한인 나로서는 ‘역사란?’이라는 물음에 제대로 답할 순 없지만, 적어도 어떤 것이 제대로 된 역사가 아닌가는 구분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史實)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事實)이 아닌 것.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사실(史實)을 부풀리는 것.
숨겨진 의도로 사실(史實)을 왜곡하는 것.
불리하면 사실(史實)을 축소 은폐하는 것.
어쩔 수 없으면 사실(史實)을 외면하는 것.
그렇다면 사실(史實)은 무엇일까?
다음은 대표적으로 사실 왜곡의 소재가 된 임나(?) / 일본부(?)를 해부해 보기로 하자.
<주>
* <일본 소고(日本 小考)>는 단편적이고 개인적인 고찰로 사안에 따라 사실과 차이가 있거나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일본 소고> 6. ‘역사왜곡(歷史歪曲), 임나 / 일본부(任那 / 日本府)의 모순과 억지’ 편에서 계속됩니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소고> 7. 사실날조, ‘삼한 정벌 설화’로 인한 비극 (0) | 2019.08.05 |
---|---|
<일본 소고> 6. 역사왜곡, 임나/일본부의 모순과 억지 (0) | 2019.08.05 |
<일본 소고> 4. 자기부정, 고향과 후손을 잃은 도래인 (0) | 2019.08.01 |
<일본 소고> 3. 이해난망, 적개심의 뿌리 (0) | 2019.07.31 |
<일본 소고> 2. 유체이탈, 아베 신조의 정신세계 (0) | 2019.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