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고> 2. 유체이탈(幽體離脫), 아베 신조와 동조자들의 정신세계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아베나 그쪽 각료들을 보면 어딘가 일그러진 게 무엇엔가 쫓기는 얼굴들이다. 보는 나도 영 편치가 않다. 링컨은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나이 들수록 아량 있고 너그러워지라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도 그다지 너그럽지 못하다. 저들의 얼굴을 아예 안 볼 수는 없으니 볼 때마다 타산지석으로라도 삼아야 할 것 같다.
도대체 왜 저럴까? 현 일본 총리 아베 신조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신조(1954- )는 어려서부터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1896-1987)의 돌봄과 영향을 받고 자랐다고 한다. 기시 노부스케는 만주를 침략하여 괴뢰 만주국을 세우고 수탈하는데 크게 관여한 자라고 한다. 그 죄로 전쟁이 끝난 후 A급 전범으로 기소되었으나, 맥아더 점령군사령부는 경제통으로서 그의 쓸모를 감안하여 형 집행을 면하였다고 한다. 훗날 승승장구하여 총리까지 지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外 참고>
어린 시절의 아베 신조가 무엇을 보고 배웠으며, 어떤 장래를 꿈꾸었을지 짐작 가능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아베 신조는 젊어서부터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를 꼽았는데, 저들은 그의 얼굴을 고액권인 1만 엔짜리 지폐에 올려놓았다.후쿠자와 유키치는 서양 제국주의 세력이 밀려오던 당시 상황에서 중국과 한국이 독립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들 나라들과의 교류는 오히려 일본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따라서 일본은 아시아를 벗어나 서양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는 이른바 탈아론(脫亞論)을 주장했다고 한다. <*양지승 저 『역사를 버린 나라 일본』 外 참고>
“일본은 아시아에 속하지 않는다.” 당시 외쳤다는 속내를 알고도 모를 구호가 유체이탈(幽體離脫)을 추구한 자들의 기만술(欺瞞術)로 여겨진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유체합탈(幽體合脫)하여 일본 열도를 떠나 그토록 동경했다는 서구로 이주했다면 어땠을까? 한반도의 불행은 거기서 멈추었을지도 모른다
.
계몽(?)사상가로 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는 후쿠자와 유키치. 그는 탈아론에 그치지 않고 일왕(저들은 천황이라 부른다)이 직접 한반도를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그 근거는 AD 3세기 초 신탁을 받은 왜왕후 진구가 직접 정벌에 나서 삼한을 복속시키고 조공을 받았다는 내용의 설화이나, 우리의 역사서인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에 전혀 기록이 없는 등 한반도와 무관하다고 한다. <*양지승 저 『역사를 버린 나라 일본』 外 참고>
유령처럼 실체 없는 황국식민사관에 사로 잡혀 침소봉대(針小棒大) 억지 해석으로 한반도와 얽어 매려고 한 건 바로 저들이다. ‘삼한정벌 설화’ 해석의 허구성과 폐해는 다음 편에 좀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계몽사상의 핵심은 이성(理性)이며, 지식·자유·행복을 추구하는 합리적 인간의 목표’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려울 때 이웃나라들과 힘을 합치기는커녕 홀로 살아남자는 탈아론이나 주장하고, 한술 더 떠 한낮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제멋대로 해석한 설화를 근거로 이웃나라를 정벌하자는 주장이나 하는 자를 국가적 계몽사상가로 존경하고 추앙했다니? 아베 신조와 동조자들의 눈과 귀와 흉중이 겨우 이런 저열한 곳을 맴돌았다니?
여기서 아베 정권이 왜 안보를 트집잡아 무역제제를 밀어붙이고 있는지 그 속내가 드러난다. 저들이 노리는 건 안보를 이슈화해 개헌을 통해 전쟁가능 국가로 복귀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여차하면 주변국가들을 또다시 괴롭히려 획책하고 있는 것이니까.
남을 괴롭혀 자신들의 이익과 행복을 꾀하겠다는 꿈은 처음부터 잘못 꾼 것이다. 처음부터 그 싹을 잘라냈었어야 하는데 그때의 우리 선조들은 몰라서, 알아도 힘이 약해서 못했다. 이제는 알고 있고 힘도 된다. 우리가 좀더 힘을 합치고 키워서 저들이 아예 꿈도 못 꾸게 올바로 계몽시켜주어야 한다. 제대로 된 계몽이 무엇인지 각인시켜주어야 한다. 그래서 근시안적 발상과 힘의 논리만을 앞세운 저들의 무책임한 유체이탈 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상식적인 이해가 어렵겠지만 저들 생각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적개심도 유심히 들여다보자.
<주>
* <일본 소고(日本 小考)>는 단편적이고 개인적인 고찰로 사안에 따라 사실과 차이가 있거나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일본 소고> 3. ‘이해난망(理解難望), 적개심의 뿌리’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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