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문득 『국민교육헌장』이 떠오릅니다.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한테 대나무 자로 손바닥 맞아가며 뭣도 모르고 달달 외워야 했었지요. 돌이켜 보면 그간 암기된 사명감에 앞뒤 가리지 못하고 살다 보니, 어느덧 은퇴할 나이가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 젊은 시절처럼 그 당시 교과서를 대문짝만하게 장식했던 그 미사여구들… 지금은 어디로 다 사라져 버렸는지요?
얼마 전에 읽어 보았던 『네 글자의 힘』(지은이 신동기)이라는 책. 거기에 실렸던 사자성어 중 몇 가지를 추려내 그 뜻을 이어가 봅니다.
방기곡경(旁岐曲徑)
이가난진(以假亂眞)
난극당치(亂極當治)
질풍경초(疾風勁草)
샛길과 굽은 지름길로만 달리는 꼼수와 편법이 판을 치고,
거짓이 진실을 뒤덮고 세상을 흔들어도 그것은 아주 잠시뿐.
어지러움이 다하면 마땅히 다스려져 새로운 질서가 오느니,
모진 바람에 잠시 누울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 풀들을 보라.
[사진] 얼고 녹기가 다반사인 텃밭의 월동시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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