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 산책길에 지나치던 집.
직장생활로 묵던 원룸에서 멀지 않은 집.
이제는 더 이상 지나치지 않는 집.
봄이면 담 밑과 계단 가득 꽃 잔디가 만발하던 집.
여름 내내 푸르렀던 집.
가을이면 단풍 속에 안겨있던 집.
새들이 알을 낳고 부화하는 5월이면
대문 옆 빨간 우체통에 글귀가 눈에 띄던 집.
가던 걸음 멈추고 빙그레 웃음짓던 집.
누가 사는지 궁금해 지던 집.
그러나 한번도 볼 수 없던 집.
마음 이외엔 엿볼 수 없던 집.
그래서 내겐 더욱 아름다웠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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