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것이 오직 하나 있으니
1.
『~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
기사를 읽다 말고 이 대목에서 나는 혀를 찼다.
“벌써 몇 번째야!
요즘 기자들은 하나 같이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다니!
’우레’가 아니고 ‘우뢰’라고 써야 맞지 않나?
그런데 도대체 ‘우레’는 뭐지? ”
[백과사전] 왈
우레 : 천둥 치는 것을 ‘우레’라고 한다.
‘우레’의 기원은 순 우리말 ‘울다’에서
어간 ‘울’에 어미 ‘에’가 붙어 이루어진 말이다.
고어에서도 쓰였던 순수 국어로서
1988년 표준말로 채택되었다.
종전에 쓰던 우뢰(雨雷)라는 말은 ‘우레’를 한자어로 잘못 표기한 것이므로
표준말에서 제외되었다.
사전을 검색해보곤 할말을 잃었다.
“세상이 이토록 변하거늘, ‘내가 맞고 너희들이 틀리다’ 라며
88년 이후로 30년을 살아오다니….”
2.
나 어릴 적 초여름.
평상에서 옥수수를 먹으며 어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소학교 다니던 시절에…”
“에이~ ‘소학교’가 뭐에요! ‘국민학교’지…”
“그래, 그렇구나~ 엄마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
나도 어린 시절의 아들녀석에게 예전 이야기를 해주는 도중,
아마도 이런 대화가 오갔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빠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
“에이~ ‘국민학교’가 뭐에요! ‘초등학교’지…”
“아니~ 그렇지 않아! 아빠 땐 국민학교가 맞았단다.”
”….”
지금 생각하면 굳이 “아니~ …”라는 토를 달지 않고
어머니처럼 “그래~ …”하고 넘어가는 게 더 좋았을 뻔 했다.
세상은 내 생각이 맞고 그른 것에 상관없이, 그냥 변해가는 거니까.
세상은 내가 알고 모르는 것에 상관 않고, 그냥 흘러가는 거니까.
어머니가 진작에 꿰뚫고 계셨던 걸 나는 이제야 겨우 이해하게 되었을까?
3.
옛 어른들 말씀 그대로,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늘이 이미 어제의 것이 아니듯, 땅도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오직 하나 있으니,
세상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며 변해 간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 하나만 잊지 않는 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괜찮게 변해가지 않을까?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피고 지는 소식 (0) | 2019.04.08 |
---|---|
나의 소요유(逍遙遊) (0) | 2019.04.06 |
이매진 – 존 레논 展 (0) | 2018.12.21 |
행복을 그리는 화가 - 에바 알머슨 展 (0) | 2018.12.19 |
일상이 예술 I (0) | 2018.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