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의 물음에 나는 생각했다.
道하면, 우선 글자 뜻 그대로 '길'이 떠오르고, 그 길 걸어가는 누군가가 떠오르고, 그 길 끝 산속 흰 수염 '그대'가 떠오르고, 학창시절 '도덕책'이 가물가물 떠오르고, 이런 저런 道라는 이름의 생각들이 날개를 달고 허공을 날아 다닌다. 道란, 그 생각들 모두인 것 같고, 이도 저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학창시절 老子나 莊子하면 그저 道通한 산신령이겠거니 했다. 알 것 같으면서도, 끝내 알 수 없는 말을하는 神仙. 결코 범접할 수 없는 神仙. 호기심에 책을 펴 읽다가도 이내 내려놓던 神仙들의 이야기.
그런데 나이들어 다시 책을 펼치니, 그 神仙이 인간으로 내려와 내 곁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었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으며, 실체조차 분명치 않은 道를 화두로 끌어안고, 자연 만물과 인간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고뇌하는 또 하나의 인간, 자연의 無限함과 인간의 有限함, 그 차이와 간격들을 이해하고 극복하고자 고뇌하는 인간으로 말이다.
내가 들은 그 이야기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다만, 주석서나 해설서의 범주에 당연히 들지도 못하고, 제대로 이해도 못했으니 이해의 글(理解書)도 못되며, 굳이 붙인다면 내멋대로 듣고 느낀 글(聽感書)이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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