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지나치게 습관적인 생각, 반복되는 생각에 빠져 살기 때문에 간혹 지구 바깥에 또 다른 외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소로우 일기 185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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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벽 위쪽에 채광을 위한 반원 창이 있고, 보통 낮에는 옆집 지붕과 굴뚝 그리고 벚나무 가지가 보인다. 이따금 낮달이 떠있어 보는 나를 새삼스럽게 한다. 낮달도 새삼스러운지 하얀 얼굴을 하고 있다. 2018.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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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아침나절 거울에 비친 나도 하얀 얼굴을 하고 있다. 아마도 피를 맑게 한다는 약을 계속 먹어서 너무 맑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침나절엔 햇살이 저 반원 창을 통과해 소파에 내려앉곤 한다. 몸을 움직여 그 햇살을 얼굴에 쪼여본다. 눈부시게 웃는 햇살에 안겨 나도 따라 웃어본다. 아! 따사롭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실제거리는 가까운 외계 행성인 금성, 화성, 수성보다 더 멀다고 한다. 그러나 집안 구석구석을 비춰주는 빛으로 인해 심리적 거리는 외계가 아닌 바로 나의 머리 위에 있다. 세상을 비춰주는 태양의 빛이 없었다면, 나는 이 세상에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건강이란 말도 그 의미를 잃었을 것이다. 2019.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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