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로우 일기> 속 일기

기대를 접고 소망을 내려놓는 것이야 말로, 가장 되어야하는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더 좋은 시간을 갖게되기를 기대한 적도 있었다. 더 가치있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 적도 있었다. 지금 나는 다만 나로부터 넘쳐나는 생명의 홍수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그다지 가난하지 않다. 사과 익는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냇물들은 나날이 깊어진다. 가을의 꽃들은 영혼을 살찌우고, 땅에 대한 애착심을 일깨우고, 스스로 존중하는 나로 만들어 준다. ...


  나는 선물을 받을 만한 어떠한 일도 한 적이 없다. 주목을 받을 만큼 가치있는 존재도 아니다. 나는 때묻고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하지만 세상은 황금 빛으로 빛나며 나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나를 위한 휴일이 마련되어 있고 내가 가는 길은 꽃들이 지천이다."  <소로우 일기> 1851. 08. 17



*

  흔히 더 많이 꿈꿀수록 더 크게 이룬다고 한다. 하지만 더 많이 꿈꿀수록 더 크게 좌절할 수 있으며, 더 깊게 주위를 좌절시키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기대를 접고 소망을 내려놓는 것이야 말로, 가장 되어야 하는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2017.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