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썸네일형 리스트형 불편하게 따뜻하게 필리핀 출장중의 일이다. 그 당시 마닐라 동남쪽 시골 동네 단독주택을 임대해 약 6개월 반을 머물렀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전기가 자주 나가곤 했다. 한번은 강한 태풍으로 많은 나무들과 전신주들이 쓰러져 여러 날 단전 상태로 지낼 수 밖에 없었다. 첫날 밤은 필리핀 현지회사의 운전하는 직원이 양초 여러 자루를 건네 줘 버틸 수 있었는데, 초가 가늘어 촛농 반 이상이 녹아 흘러내려 이틀을 못 넘기고 바닥나게 되었다. 셋째 날은 어둠 속에서 어찌 할까 고민하던 중에 집 밖에서 경비를 서던 직원이 염려 말라며 위 사진의 기름불을 만들어 주어 여러 날 저녁을 책도 읽으며 요긴하게 쓸 수 있었다. 그는 주방에 들어가 대접 2개, 굵은 소금 한줌, 쓰던 식용유를 꺼내 왔다. 자기가 구해온 실을 꼬아 소금 담긴 대.. 더보기 어제를 향해 걷다 “얼마 전에 나는 라디오에서 윤초(閏秒)라는 낯선 말을 들었다. 아나운서의 설명에 따르면 작년에 전자시계라는 매우 정확한 시계가 만들어지면서 본래 지구의 자전으로부터 산출하던 시간에 미묘한 착오가 일어난다는 것이 판명되었다고 한다. 본래는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데 스물네 시간이 걸리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때로 오차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해 내고 그 차이만큼을 윤초로서 덧붙이게 됐다는 것이었다. 일 초라도 그것이 몇 천 년, 혹은 몇만 년 이상 쌓이면 엄청난 시간이 되겠지만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시간이란 원자시계로 산출해야 하는 것으로, 지구의 시간은 그것에 따라 수정될 수 있는 가짜 시간에 지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원자 시계에 기초한 윤초라는 발상의 바탕에는 지구의 회전이라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