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인의 집 길 윤동주(1917-1945)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에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까지 저녁에서 아침까지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요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인제(麟蹄) 박인환(1926-1956) 봄이면 진달래가 피었고 설악산 눈이 녹으면 천렵 가던 시절도 이젠 추억. 아무도 모르는 산간벽촌에 나는 자라서 고향을 생각하며 지금 시를 쓰는 사나이 나의 기묘한 꿈이라 할까 부질없고나. 그곳은 전란으로 폐허가 된 도읍 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