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터 썸네일형 리스트형 존재의 뒤편 새벽 1시, 고속도로 순찰대의 전화를 받고 낯선 도시의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동생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밤길에서 교통사고로 숨을 거두는 순간 얼마나 춥고 외로웠을까.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 손끝에서 만져지는 냉기와 어머니의 오열하는 모습 사이에서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굳게 감긴 동생의 눈을 다시 한번 쓸어 내리고 복도에 앉아 사망진단서를 기다리는 일 밖에는……. 장례를 마치고 동생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다이어리 첫 장에 적힌 짧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문태준 시인이 천양희 시인의 시 에 붙인 단상이었습니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뒤편을 감싸 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뒤편에 슬픈 것이 많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더보기 이전 1 다음